애증의 군대
나는 군대를 다녀왔다.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기억은 생생하다.
나는 다행히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많은 이슈들을 직접 겪지는 않았다. 물론 그 시간이야 편했겠냐만서도, 나름 불편한 사람도 있었지만, 나 역시 부족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고... 좋은 선/후임, 간부들도 만나서 2년이란 시간동안 잘 숙성되어 나왔다.
예비군 민방위를 수행하는 지금도, 그때의 기억은 사회생활 십수년보다 더 기억이 선명할 때도 있다.
사회와 단절되고, 상황에 대한 원망이나 불만이 축적되고,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농도 깊은 기억이기 때문에 더 선명한 듯 하다.
재입대 하라고 하는거 아냐?
이번엔 무슨일일까? 화수분과도 같은 우리나라 군대는 이번에도 이슈를 만들고 있나보다.
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또 하고 있다. 전역한지 오래된 사람들에게, 시스템상의 잘못으로 초과된 휴가를 나갔으니 초과된 휴가만큼의 돈을 입금하라고 한다. 이러다가 나중에는 돈 대신 그 기간만큼 재입대 해서 근무하라고도 하시겠어?
군대의 휴가는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게 아니다. 제한된 휴가는 상급자/기관의 허가 하에 사용이 가능하다.
그리고 뉴스 타이틀처럼, 이건 휴가 시스템의 오류이며, 자신들의 정책상 실수이다.
이걸 왜 뒤늦은 개인들에게 떠넘기는걸까? 개인이 만만해서? 환수/책임이 필요하면, 그 당시의 책임자들이 책임을 져야지. 왜 애꿎은 당시의 정상적인 사용자들에게 탓을 돌리는걸까?
대다수의 자발적인 입대자들에게 이번 사건은 정말 할 짓이 아닌 것이다.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더니, 자신들의 실수까지도 떠넘기려는 행태는 정말 실망스럽다.
본인들이 당당했다면, 기사가 나더라도 동일하게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데, 공론화가 되기 시작하니 사건을 덮기에 급급하고, 노코멘트 위주의 답변만을 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.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V4_XPuwZm-o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VL_wmM8BbQI
우리 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...
나는 사실 우리 아들의 의견을 따르겠지만... 우리나라의 환경, 그리고 군대 그 자체로도 존재의의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입대를 권할 생각도 있었다.
하지만 군대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불합리한 소식들은 그러한 결정이 과연 맞는 것일까? 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나에게 되묻게 한다. 왜 우리 시민들이 그 불합리함을 감내해야 하는건가?
아마도 힘들겠지만, 그래도 제발 개선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. 믿고 보낼 수 있는 단체가 되어주면 고맙겠다.
이 상태, 이런 소식들로서는 믿고 보낼 수 있겠어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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